2013년 9월 25일 수요일

비자발급과 은행계좌 만들기

2006년 4월 6일 목요일

숙소는 어제부로 만료가 되었지만 방을 못구했다는 핑계로 이틀을 더 연장했다.

빨리 방을 구해야 할 판이다. 나의 룸메이트도 같이 나가야 되었는데 방을 같이 구하자고 하신다.

약간 떫더름하긴 했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2006년 4월 10일 월요일
월요일이다. 할일이 많다. 일단 혼자서 시티로 나갔다.
인터넷으로 준비한 개좌개설법과 멜번 이민성의 위치를 적은 종이를 들고 무작정 기차를 탔다.

기차의 창밖에 보이는 날씨는 꽤 흐렸다. 호주 이민성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Paliament station으로 가야 한다. 시티가 원형이라서 기차가 뱅글뱅글 도는데, 도대체 어디서 내려야 되는지 햇깔려서 시간이 좀 걸렸다.
역을 빠져나오자 마자 이민성을 찾아봤는데, 호주 이민성은 꽤 눈에 띌 정도로 컸고, 눈에 잘 띄었다. 갑자기 첫 날 만났던 그 분에게 전화가 와서 공짜 RMIT 영어회화 반이 있다고 등록하자고 전화가 왔는데 약속이 내일로 미뤄졌다. 일단 오늘은 비자도장받고 계좌 만드는게 우선이란 생각에 모든게 귀찮았다.

이민성에 갔더니 사람은 많았으나 엄숙한 분위기에 조용했다. 대부분 백인들보다 유색인종들 뿐이었으며, 조용히 TV화면의 번호를 바라보며 자리에 앉아 대기하는 중이었다. 난 입구에 있는 분에게 도장을 받아야 되는줄 알고 말을 걸었다. 'I want to get a stamp'.. 내가 왜 want를 썼을까 would를 써야 되지 않을까 한참 생각하고 있는데.. 그분이 여권을 한참동안 살펴보고 모니터를 보더니만 번호표를 준다. 아 대기하는거 였구나.. 많은 이민자들 틈에서 나의 차례를 기다렸다. 30분쯤 기다렸을까?

내 번호가 뜨고, 난 영어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었다. 머라고 말해야 되나..
인터넷으로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물어보는 말도 많고 해야 할 말도 많다던데..

영어공포증이 밀려와 그냥 멍한 생각에 주사맞는 어린아이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외국사람 틈에서 비집고 앉았다. 순서가 되어 난 i should get the visa..라며 여권을 내밀었다.

안내하시는 분은 다시 또 2차 번호표를 줄 뿐 아무말도 안했다.

다시 유리벽으로 막힌 다른 방에서 또 다른 줄을 섰고 아무말도 필요없이 내 여권에 큼지막한 스티커만 떡하니 붙여주고는 가라고 한다. 이렇게 쉽다니...

쉽구만.. 이제야 난 호주에 도착을 한게 됐다..휴~


은행계좌 개설도 필요했다.
인터넷에서 뽑은 가상시나리오 대본을 들고, 무작정 도심 한복판으로 걸어가며 ANZ은행을 찾았다. ANZ은행이 유명하고 지점이 많아서 그런지 길거리에서 찾기는 힘들지 않았다.

입구에서 처음 본 은행의 모습은 무슨.. 썰렁한 것이.. 은행의 구조가 한국과 너무나도 달랐다. 우리나라에서 핸드폰 as센터 같은 느낌? 1:1로 상담하는 곳이 대부분이고, 창구는 2개 밖에 없고, 대부분 상담원과 앉아서 상담하고 있다. 이거 얼굴보고 100% 프리토킹을 해야 하는거구나.. 쩝..


나도 그 중 한 자리에 앉았다. 인도사람 같았고 남자였는데 말이 또렷해서 대체적으로 느낌만으로도 들리긴 했다. 상담받으러 자리에 앉고선 가져갔었던 대사를 두 세마디 했다. 그 중에 create account란 말고 있었는데 행원은 듣자마자 머라머라 알아서 설명하더니, 설명서를 보여주며, 은행에 대해 소개하고, 입금서를 보여준다. 아 초기 돈을 넣으라는 뜻이구나 하고, 선뜻 가진 현금을 줬더니 처리를 해준다.

더 이상 생각도 안나고, 머리가 멍한데. 그쪽에서 몇마디 한것을 그냥 yes했다.
종이를 거내주더니 펜으로 설명을 해준다. 2500불을 예금하기로 하고 돈을 내줬다.
역시나 긴장할 필요도 없이 간단히 끝났다. 말도 몇마디 안했는데..ㅎㅎ

목표로 했던 두 건의 일이 끝났다.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은 다 영어로 할텐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된다. 이겨내야 한다!!!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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